[제 3646 호] 2021년 8월 24일 화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지난호 | 뉴스홈
위기 속에서 빛나는 기업 <6> 에어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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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착륙 학습 비행이 효자상품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들면서 자유롭게 넘나들던 ‘하늘길’이 막힌 지 오래다. 해외 여행객 증가로 호황을 누리던 항공업계는 유례 없는 불황을 겪으며 긴 시간을 버티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며 힘겨운 시간을 견디는 중이다.
    

에어부산과 부산시, 부산경제진흥원과 항공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마련한 ‘에어부산 드림 캠퍼스’ 개강식 모습. 에어부산 제공 


부산에 기반으로 둔 LCC 에어부산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특별한 아이디어와 틈새 전략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어부산의 아이디어가 빛난 건 지난해 9월 국내 항공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한 ‘목적지 없는 비행 체험’이다. 일명 ‘무착륙 관광비행’으로 불리는 이 상품은 공항에 내리지 않고 국내외 영공을 넘나들며 고객에게 이색 비행 경험과 면세품 구매의 기회를 제공하고, 쉬고 있는 항공기와 항공 인력을 운영하기 위해 짜낸 묘안이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시작과 동시에 큰 호응을 얻으며 전 항공사가 잇따라 도입하는 등 ‘효자 상품’이 됐다.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영공을 도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착륙 학습 비행’으로 영역을 넓혔고, 해외 관광청과 손잡고 ‘테마 무착륙 관광비행’도 시작했다.


항공사의 굿즈를 온라인으로 판매한 것도 눈에 띈다. 에어부산은 온라인 판매샵 ‘샵에어부산(shopairbusan.com)’을 오픈하고 항공기와 유니폼 등의 디자인을 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비행기를 타야만 살 수 있던 이색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항공사 홍보와 수익 창출에 나선 것이다.


또 방역 강화 차원에서 국내 항공사로는 최초로 사업목적(의료기기판매업)을 추가하고 기내에서 코로나19 검사키트를 판매했다. 사내 직원의 감염 예방을 위해 회사에 자가검사 키트를 비치하는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쓴 덕분에 ‘방역 비행기’로 인정받아 한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프랑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수송을 맡기도 했다.


지역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인재 육성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에어부산은 부산시, 부산경제진흥원과 항공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에어부산 드림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은 현장에 필요한 직무 체험과 항공업 전반에 관한 실무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 4개 분야(운항·정비·캐빈·일반) 중 희망 인력을 배치해 한 달간 실습하는 ‘현장직무체험’에 160명을 선발한다. 또 분야에 상관없이 두 달간 항공산업 전반에 대해 교육하는 ‘맞춤형 교육 과정’에 50명을 선발해 교육을 진행한다. 에어부산은 이 사업을 통해 예비 항공인의 취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가덕신공항 건설과 맞물려 지역 항공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 양성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시와 경제진흥원, 에어부산은 내년부터 ‘에어부산 드림 캠퍼스’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가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와 상공계의 여론에 힘입어 2007년 설립됐다. 지역 상공인이 주주로 나섰고,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2008년 ‘에어부산’으로 명칭을 바꾸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지역 기업과 시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회사 역시 부산 시민을 위한 노선 취항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동반성장했다. 2019년 기준으로 에어부산은 국내외 38개 노선을 취항했고, 현재 총 25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 감소로 인한 적자 경영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LCC 3사 통합 등의 현안을 떠안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이 되면서 두 달여간 주식 거래가 중지되는 위기도 겪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 25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해 경영 상황을 개선하고, 포스트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며 항공업 부활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하반기 유상증자에 성공해 경영 상황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지난 6월 에어부산의 무착륙 학습비행에 참가한 부산 망미초등학교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어부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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