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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公, 17년 연속 흑자 기록 깨졌어도…적자가 의미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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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14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공항공사 본사에서 만났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6년간 이어온 한국공항공사의 흑자가 깨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항공업계 지원을 결정했다. 지난해에만 항공사 시설사용료 79억원을 감면해줬고 120억원의 사용료를 납부유예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사용료 감면조치를 올해말까지 연장했다. 지난해에만 1478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올해 적자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의미있는 적자"라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한국공항공사 본사에서 만난 손 사장은 "16년동안 이어오던 흑자가 처음으로 깨지면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면서도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시설사용료감면, 임대료 감면을 통해 적극적인 상생의 가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더 보람이 있는 한 해였다"고 말했다.


공사는 항공업계뿐 아니라 자영업자들과도 상생할 방안을 찾았다.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업체나 면세업체만 들어와 있는 공항 내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물품을 납품하거나 입점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 제품 상설매장을 입점시킨 것이다. 그 결과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폐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에 김포공항에 입주한 특별상점은 특별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김포공항에 입주한 특별상점 13개 업체는 올 6월 기준 누적 4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12월 김해공항에 입점한 갈매기상점(16개업체)은 5500만원의 매출을 기록중이다. 지난 5월 제주공항에 문을 연 가치제주상점(20개 업체)도 3400만원의 누적매출을 기록중이다.

손 사장은 "어쩌면 진입 장벽이 높다고도 할 수 있는 공항이라는 플랫폼에서 작은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직접 만나 새로운 가치 소비를 만들어 가는 시도 자체가 코로나19 시대에 작은 울림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역의 보다 많은 소기업들이 소상공인 전용 매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국 공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생의 가치를 직접 실현하고 있지만 공항공사도 사정이 마냥 여유있는 것은 아니다. 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인천공항제외) 중 3개의 공항에서만 흑자가 나고 나머지 11개 공항에 교차보전하는 구조다. 코로나19로인해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독자적으로 생존할 길을 찾지 않으면 상생의 가치 실현도 지속가능하지 않게된다.


손 사장을 만나 항공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공항이 살길과 공항생태계 전반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14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공항공사 본사에서 만났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올해 경영상황은 어떤가.
▶연초만해도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델타변이까지 나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올해는 작년보다도 적자범위가 더 커질 것 같다.


-지난해 16년동안 이어온 흑자가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 처음으로 적자를 겪다보니 당황스러움을 넘어 상처로 다가오더라. 공기업 입장에서 적자라는게 사실 큰 부담이다. 항공수요가 줄어든게 가장 컸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 임대료, 공항사용시설료 감면이나 납부유예를 통해 고통을 분담했다. 보다 적극적으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는 의미있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본다. 상처를 받았으나 치유를 하고도 남았다.


-최근에 지역공항에 입주한 상생매장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코로나 이전부터 공항공사가 공항운영자 역할을 넘어 공항이라는 시설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평균적으로 국내 여행객수만 하루에 18만명에서 24만명에 달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공항은 굉장한 소비시장의 플랫폼이다. 하지만 공항터미널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대기업 위주로 입점해있고 중소기업은 자연스럽게 배제돼 왔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도 공항이라는 소비플랫폼에 참여할수 있도록 하자고 출발한게 특별상점이다. 앞으로 지역의 보다 많은 소기업들이 소상공인 전용 매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국 공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선은 이용객이 많이 늘었는데 국제선은 아직 어렵다.
▶지난달 말 한-사이판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이 체결됐다. 방역 신뢰국들과 국제선 재개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코로나 음성확인자 또는 백신접종에 따른 격리면제를 통한 여행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방역상황이 변수다. 방역 추이에 따라 사이판, 괌 등 아웃바운드 전세편 개설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트래블버블이 시행되더라도 인천공항으로 해외입출국을 일원화 한다고 한다. 지방공항에서도 트래블버블 수요가 있지 않나.

▶트래블버블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에 달렸다. 인천공항에서 성과를 낸다면 그것을 계기로 지방공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김해공항과 청주공항이 우선 시행 대상이다. 원래 지난해부터 김해공항-핀란드 헬싱키 직항 노선이 신설될 예정이었다.


-일부 지방공항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 큰 숙제다. 14개 공항중에 김포, 김해, 제주공항만 흑자가 난다. 나머지는 교차지원을 하고 있다. 적자가 난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에게 교통편의성을 제공하는 지방공항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지역공항을 활성화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14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공항공사 본사에서 만났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구상하고 있나.

▶청주공항의 경우 청주시장이 이천시장과 협약을 잘 맺어서 이천~청주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천사람이 김포공항이 아니라 청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양양공항도 비슷한 전략을 구상중이다. 양양군의 인구는 4만~5만명에 불과해 공항이용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족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경기도 양평군나 구리시가 강원도가 협조해서 비행기 시간표에 맞춰서 리무진을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실제 내부적으로 수요조사를 해봤더니 상당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김포공항을 이용할 사람이 양양공항을 이용하면 두 공항을 모두 운영하는 공사 입장에서는 '제로섬' 아닌가


▶실제 이용객은 같을 수 있지만 잠재적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언론에서 양양공항을 유령공항이라고 지적하는데 양양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기회나 변수가 창출될 수 있다. 양양공항의 경우 활주로에서 동해안 일출을 볼수 있는데 이런 것을 상품으로 만들수도 있다. 다만 지자체간의 협의가 이뤄져야 실제 추진이 가능해진다. 그밖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지자체와 협의해서 공항을 중심으로 관광인프라를 확대하는 부분을 협의중이다.

-최근에 에콰도르 만타공항 운영권을 인수했다. 해외공항으로 공항공사의 업역이 확장되고 있다.


▶40년 이상의 공항 운영 경험과 기술 노하우, 다수의 항공 관련 지식재산권을 적극 활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항공수요 증가로 공항사업 발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남미 지역의 공항사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한 동남아 지역의 공항건설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페루 친체로 신공항건설 PMO사업의 경우 페루 정부 대신 시공 전체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사업이다. 우리가 국제경쟁 입찰에서 따내면서 시공사 선정, 감리, 시험운전 모든 것을 총괄하기 때문에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1차 토공사와 2차 본공사를 모두 수주하는데 공항공사의 역할이 컸다.

-항행안전장비도 자체 개발해냈다.


▶공사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공항운영자이면서 항행안전장비를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하는 장비개발자다. 항공기로 항로를 안내하는 항행장비(ILS, TACAN 등)를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군용기에 방위각 정보와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TACAN(전술항법시설)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전체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했다. 민항기에 활주로 중심선과 착륙각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ILS장비는 국내 민간업체와 협업을 통해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포공항 주변개발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나.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장과 화물청사 전면 노후시설, 화물청사 일대 약 35만㎡를 공항주변 소음피해지역과 연계한 도시재생혁신지구 제도로 활용하기 위해 검토중이다. 지하철 5개 노선, 3기 신도시와 연결되는 S-BRT, UAM(도심항공교통)까지 김포공항에 세상의 탈 것이 모두 모인 복합 환승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또 UAM 연계산업을 집중육성하고 자율차, 전기차 연구시설 등 모빌리티 산업간 협업거점으로 조성하고 항공사 오피스, 글러벌 항공교육시설, 항공업무지원시설, 연구소 시설을 한데모아 집적효과를 낼 것이다. 주민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도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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