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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1,600만원짜리 결혼식 서비스 5월부터 도입
하늘 유람하는 상품 이어 코로나 극복 이색서비스
백신 접종률 1%...日항공업계 실적악화 장기화될수도
도쿄 하네다 공항에 계류된 ANA 항공기./EPA연합뉴스
일본 항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기내 결혼식이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나섰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최하위 수준을 보이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항공업계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전일본공수(ANA)는 5월부터 국제선 기내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5월에는 총 3일, 6월 중엔 총 6일 만큼 결혼식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결혼식 요금은 세금을 포함해 155만5,000엔(약 1,600만원)으로 책정됐다. 피로연까지 진행할 경우 300만엔으로 요금이 오른다.
결혼식은 이륙 전 지상 기내에서 열린다. 코로나19를 고려해 식사는 하지 않도록 하며 30명까지만 참석이 가능하다. 아사히는 “라이브 공연은 물론 승무원의 기내 축복 메시지도 서비스에 포함된다”면서 “공항에선 피로연을 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늘 유람 서비스./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캡처
일본 항공업계가 이 같은 이색 서비스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일본공수와 함께 일본의 양대 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은 지난해 해질녘과 밤하늘을 유람하는 상품을 지난해 내놓은 바 있다. 승객들이 해외여행을 가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 하외이선 기내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일본공수 또한 하와이 여행 기분을 내는 비행 상품을 지난해 선보였다. 승무원들과 승객이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일본 열도를 한바퀴 돌아 다시 착륙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항공업계는 심각한 실적악화를 겪고 있다. 전일본공수를 거느린 ANA 홀딩스는 2021회계연도(2020.4~2021.3)에 연결 결산 기준 5,100억엔(약 5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ANA 홀딩스는 2025년까지 항공 사업에 종사하는 인원의 20%를 줄일 계획이다. ANA 홀딩스 산하에는 전일본공수 외 피치 에비에이션 등 저가 항공사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사 등 ANA 그룹 내 항공 사업 인원은 약 3만8,000명이다. 2025년까지 신규 채용 억제와 정년퇴직 등을 통해 항공 사업 인원을 약 3만명으로 줄인다는 게 ANA 홀딩스의 계획이다.
문제는 일본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 일본 항공업계의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현재 1차 접종자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일본과 함께 한국, 호주 등이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 진압에 대체로 성공했으나 지금은 백신 접종에서 가장 뒤처진 선진국에 포함된다고 평가했다. NYT는 그러면서 이들 국가를 "느림보"라고 지목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감염자 및 사망자로 인해 사치스러운 시간이라는 혜택을 누렸고, 지금은 다른 곳에서 개발된 백신에 의존 중"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초기 확진자와 사망자가 치솟아 재앙을 겪었던 유럽, 미국 등은 백신 접종에서 앞서나가면서 양측 상황이 역전됐다고 봤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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