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2024 석유 콘퍼런스' 개최
"정부 지원 아쉬워…확대돼야" 지적
정부가 오는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SAF 설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정유사들은 조금 더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시장 규모에 맞는 SAF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4 석유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아영 기자]
18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요는 2030년 1835만t으로 추정되며 2050년에는 전체 항공 수요의 65%를 차지할 전망이다.
2022년 24만t과 비교 시 약 70배 늘어나는 수준으로, 사실상 항공업계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인 셈이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도 투자 확대에 나섰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SAF 전용 생산라인을 갖춘 곳은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두 곳뿐이다.
SK에너지는 국내 최초로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의 SAF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지난 10월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코프로세싱 방식의 SAF 전용 생산라인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석유 원료와 함께 바이오 원료를 동시에 넣어 석유제품과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바이오 원료 저장 탱크에 5km 길이의 전용 배관을 설치해 상시로 바이오 원료를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속적인 SAF 생산이 가능하다.
SK에너지는 내년 초부터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공급할 방침이다. 에쓰오일 역시 코프로세싱 물량 증대를 위해 울산 공장에 전용 원료 탱크 및 배관 등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생산 설비에서 SAF를 생산 중이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오른쪽)과 임직원들이 GS칼텍스 제2회 Deep Transformation Day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SAF 직접 생산을 위한 설비가 없는 GS칼텍스는 현재 SAF 설비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 콘퍼런스'에서 "SAF 투자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오는 석유 정제공정에 친환경 정제원료를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27년부터 SAF 1%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관련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지원 수준으로는 SAF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이날 "정유업계는 SAF, 재생합성연료(E-fuel) 등 신사업을 통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정유업계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석유제품은 반도체·자동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면서도 "탄소중립 추진과 에너지전환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정유산업은 대표적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서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사업들이 실제로 성장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인프라 구축 세액 공제 등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유종익 솔루티스 기후환경전략본부장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초기시장을 조성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한 SAF 중장기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국내 석유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글로벌 정유 시장을 전망하며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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