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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코로나 빙하기’ 항공사들, 창의성 탈탈 벌어 버틴다
  • 작성일 2021-02-24 09:00:00
  • 조회수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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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항공업계 전방위 생존 마케팅


코로나19 장기화와 여행 수요 급감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항공사들의 생존 노력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고육지책 성격이 짙으나 눈길 끄는 창의적인 마케팅과 상품도 쏟아진다.

‘목적지 없지만 날고 싶어’

지난해 7월 대만 에바항공이 대만 어버이날을 맞아 ‘무착륙 관광비행’을 선보인 이후 유사 상품이 잇따라 등장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9월 에어부산이 항공운항 전공 대학생들의 실습교육 형태로 무착륙 비행을 시작했다. 이어 저비용 항공사들이 일반인 대상 무착륙 관광비행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엔 국토교통부가 국제선 관광비행을 허가해 면세점 쇼핑이 가능한 국제선 관광비행이 등장했다. 대한항공도 오는 27일 70만원짜리 관광비행을 운항한다. 아시아나는 마일리지로 요금을 결제할 수 있게 했으며, 에어부산은 4만원대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을 내놓았다.

국외에선 논란도 일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애초 계획한 관광비행 운항에 실패했다. “항공사가 수송 서비스라는 목적 없이 단지 싱가포르 상공을 비행하는 것은 환경오염일뿐”이라는 자국 환경단체의 반대 때문이다.

여행 느낌 나는 기내식

항공여행 콘셉트의 상품도 다양하다. 진에어는 누리집 쇼핑몰에서 기내식을 배달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기내식 콘셉트의 냉장 가정식 대체식품(HMR) 3종으로, 각각 헝가리·홍콩·이탈리아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메인 요리(비프 굴라쉬, 캐슈넛 키친, 크림파스타)로 구성했다. 1만원에 기내식처럼 빵과 버터, 샐러드, 후식으로 구성한 세트 상품인데, 1달 만에 판매량이 1만건을 웃돌았다. 구매자들은 기내식 연출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서 ‘여행 느낌’을 공유한다. 홍콩 캐세이패시픽은 기내식 그대로 배달하는 도시락 서비스에 나섰는데, 패스트푸드점 수준의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10월 창이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에어버스 A380기를 아예 레스토랑으로 변경해 1등석 식사 서비스를 최고 494달러(약 55만원)에 판매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타이항공은 지난해 9월 조종사 훈련용 비행시뮬레이터를 체험용으로 일반인에게 제공했다. 에어버스 A380, 보잉 B747기 등 기종별 조종사 훈련용 시뮬레이터(2인 탑승)를 30분당 1만2000바트(약 44만원)에 판매해, 조종사 체험을 하고 놀이공원의 탑승시설처럼 이용하도록 했다.

일정도 마음대로 변경 가능

항공권 사용 조건과 일정 변경이 유례없이 유연해지고 있는 것도 코로나19 시대의 한 풍경이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 9월 미 항공업계 최초로 국내 항공권 변경 수수료를 영구히 없앤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항공권 일정 변경 때 200달러(약 22만원)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미국 델타항공도 다음달 31일 이전까지 구매한 모든 항공권의 변경 수수료를 면제하며, 북미 지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변경 수수료를 영구 폐지(베이직 이코노미는 제외)한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독일 루프트한자그룹은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무료로 항공권을 변경해 재예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버진애틀랜틱항공은 항공권 신규 구매 고객에게 무료 예약 변경을 무제한 허용하고, 1회에 한해 탑승객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판매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변경 수수료를 1회에 한해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고,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말까지 발권하는 국제선 모든 노선의 변경 수수료를 2번까지 면제해준다.

코로나 걸리면 보상

불안한 탑승객을 안심시키는 효과적 방법은 ‘현금 보상’이다. 일부 항공사는 보험을 활용한 ‘코로나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 에미레이트항공은 승객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치료비 최대 15만유로(약 2억원), 호텔에 격리될 경우 하루 100유로(약 13만원), 사망할 경우 장례비로 1500유로(약 200만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탑승 뒤 31일까지 유효한 보험서비스로, 지난해 12월까지 제공됐다. 에티하드항공도 다음달 말까지 에미레이트항공과 비슷한 보상 수준의 보험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일본항공(JAL)도 오는 6월 말까지 탑승객들에게 치료비 18만2천달러(약 2억원) 한도의 코로나19 보험을 무료 제공한다. 캐세이퍼시픽항공도 이달 말까지 치료비 최대 20만달러(약 2억2천만원)를 준다.

유럽과 북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고객 선택으로 일부 비용을 부담하는 형태로 코로나19 보험을 제공 중이며, 핀란드의 핀에어는 14일간 5만유로(약 67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한다. 캐나다의 캐나다항공과 웨스트젯항공은 7만8500달러(약 8700만원) 한도로 의료보험을 제공한다. 에티하드항공은 이달 초부터 “100% 백신 접종한 조종사와 승무원이 탑승한 세계 첫 항공사”라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초대형 여객기는 ‘사막 장기 보관’

샤워실과 라운지, 쇼핑 시설을 갖춰 ‘하늘의 호텔’이라 불리던 초대형 여객기의 신세는 처량하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여객기 에어버스 A380 4대를 오스트레일리아 한복판 사막지대(앨리스 스프링스)로 옮겼다. 운항 계획이 없는 대형기를 이용료가 비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둘 수 없어서다. 고육지책이다. 대형기 이착륙이 가능한 시설이 있다는 점과 습도 낮은 사막 지대가 장기간 보관에 유리하다는 게 고려됐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외 항공사들의 다양한 마케팅은 돈이 된다기보다 항공사들이 이런 활동을 계속 펼쳐야 브랜드가 존속하고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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