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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새처럼 바람처럼~ 드론이 선사한 하늘 여행
  • 작성일 2020-02-28 13:23:00
  • 조회수 829
  • 첨부파일
최근 ‘드론 날리기’ 취미로 하는 이 생겨나
전문가 도움받아 직접 해보니
편리한 조종·처음 본 영상 등 신세계 경험
FPV 비행은 역동적인 체험 선사해 놀라워

요즘 ‘나만의 독특한 영상과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드론(무인기) 날리기에 뛰어들고 있다. 심지어 여행에 드론을 가져가서 지인들과 잊을 수 없는 단 한장의 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드론 조작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 초보자도 드론을 날릴 수 있을까?


지난 9일 오후 인천 청라공원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항공 사진. 쉽고, 간결하다는 게 드론의 최대 강점이다. 초보자라도 셔터만 누르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송호균 객원기자

지난 9일 오후 사진작가이자 드론촬영 전문가인 이완기(45)씨와 함께 인천시 서구의 청라공원을 찾았다. 이씨는 전문적인 항공촬영 작업 외에도 ‘한국드론레이싱협회’(KDRA) 이사로 일하고 있는 전문가다. 드론 교육을 직접 하는 교관이기도 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이따금 선선한 가을바람이 스쳐 갔다. 이씨는 “비행을 위해서는 최적의 날씨”라고 했다.

평소에 관심은 있었지만, 드론이라는 물건을 접하는 것은 생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가장 먼저 장난감같이 생긴 작은 드론부터 시작했다. 10만원 초반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이었다. “드론을 처음 날릴 때는 언제나 드론의 카메라가 조종자의 시선과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시동을 걸거나 이륙할 때에도 일정 거리 이상을 떨어져 있어야 하고요. 시동 걸 때 너무 가까이 있으면 바닥의 돌 등이 튀어 다칠 수 있으니까요”

간단한 조작법 및 안전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시동을 걸었다. 일단 이륙은 했다. 상승과 하강, 좌우 이동도 해봤다. 그러나 곧 기체가 한쪽으로 밀려가기 시작했다. “어어~?”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드론은 바람에 밀려 바로 옆 벤치 기둥에 부딪혀 떨어졌다. 기체가 원하는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호버링’(hovering)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기기가 망가지지는 않았다. 바람이 심하지 않은 날인데도 그랬다. 지피에스(GPS) 기능이 없는 저가 모델들은 사실상 실내 연습용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이씨는 “본격적으로 실전용 드론을 날리면 추락하는 일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시작과 함께 추락을 경험하고 나니 초심자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을까. 다음 비행을 기다리는 다장(DJI)의 ‘매빅2’ 모델은 고급 사양이다. 게다가 이 기체는 방금 추락한 장난감 드론과 달리 프로펠러 주위를 감싸는 가이드링도 없다. 떨어지면 박살이 날 게 분명했다. 다장은 전 세계적으로 드론 열풍이 불면서 몸값이 올라간 중국 드론 제조업체다. “지금 정도의 바람이면 비행에는 문제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장난감 드론과 달리 잘 움직여줄 겁니다.”

이 모델은 스마트폰을 전용 조종기에 장착해서 드론을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전원을 켜자 드론 카메라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선명하게 전방의 시야를 전송하기 시작했다. 일단 눈높이 정도까지만 기기를 띄운 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 봤다. 기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피에스를 통해 자동으로 현재의 지점과 조종자와의 거리를 인식해 호버링을 해주기 때문이었다. 초당 15m 정도의 바람까지는 비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내친김에 더 높이 날렸다. 20m, 30m, 50m…. 어느새 드론은 까마득한 점처럼 보이다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제부터 모니터를 보고 비행하면 됩니다.” 조종기에 연결한 스마트폰 화면에는 푸른 청라공원의 가을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전진도, 후진도, 회전도 문제없었다. 조종기에 장착된 두 개의 스틱은 미세한 손가락의 움직임에도 정확하게 반응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며 조종하는 방식보다 확실히 편리했다. 카메라 시선을 아래위로 조작하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일도 식은 죽 먹기였다. 세상에, 이렇게 간단하다니. 화면에는 드론의 시선 외에도 현재 고도, 그 지점의 풍속과 같은 기상 상태와 조종자와의 거리 등이 자동으로 표시됐다. 기기의 위치를 찾기 어려우면 ‘홈 버튼’을 누르면 된다. 알아서 조종자의 머리 위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똑똑한 녀석이었다.

내친김에 조종자가 고글을 착용하고 전지적 드론 시점에서 비행하는 에프피브이(FPV·First Person View) 비행에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드론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에프피브이 비행은 마치 직접 하늘을 나는 것처럼 역동적인 체험을 선사하는 기술이다.

지난 13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도드론’ 이상한(36) 사장의 도움으로 다장 매빅2 모델에 조응하는 고글을 착용하고 조종기를 손에 쥐었다. ‘제주도드론’은 드론 교육과 대여 외에도 산업용 및 농업용 드론 제작·판매·수리까지 총괄하는 지역 내 드론 산업의 선두주자다.

총 비행시간이라야 채 2시간도 안 되는 초보자이지만, 기기를 날리고 운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자신 있게 드론에 시동을 걸고 하늘 위로 올려보냈다. 일단 30m 상공까지 드론을 띄우고 주위를 둘러봤다. 에프피브이 비행은 말 그대로 자신이 ‘새가 되는 체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종자의 시선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드론 카메라가 알아서 회전하며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실시간으로 고글 속 영상을 통해 전송해준다. 천천히 드론을 전진시키며 보다 적극적인 비행에 도전했다. 안덕면 신화역사로 대로변에서 이륙한 드론을 통해 저 멀리 산방산과 그 너머 바다의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하늘 여행’이었다. 이륙 위치 근처로 기체를 복귀시킨 뒤 약 5m 상공에서 조종간을 잡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건 대단히 이상한 체험이었다. 조종하던 두 손 중 한 손을 떼 사진도 찍어봤다. 모든 과정은 지나칠 정도로 생생한 동시에 간단했다. 그야말로 신세계랄까.

드론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의 ‘다장(DJI)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는 고객들의 관심사는 단연 ‘제스처 컨트롤’ 기능이 탑재된 ‘매빅에어’ 모델이었다. 제스처 컨트롤이란, 조종기 대신 운전자의 얼굴과 손동작을 인식해 드론을 구동하는 신기술이다. 15m 거리까지 인식 가능한데, 손바닥을 펴고 팔을 움직이면 그에 따라 드론을 움직일 수 있다. 조종자가 앞뒤 좌우로 움직이면 드론의 카메라는 조종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동으로 회전한다.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리면 알아서 사진을 찍어주고,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사각형 모양을 만들면 동영상 촬영을 시작한다. 시연을 보이는 매장 직원의 동작에 따라 기기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끄럽게 움직였다. 친구 및 가족들과 드론 사진을 촬영할 때 이제는 혼자만 조종기 모니터에 고개를 파묻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당신은, 우리는 모두 척 예거(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미 공군의 전설적인 파일럿)가 아니다. 드론을 날리고 일상에서 활용하는 데 ‘특별한 기술’은 필요 없다는 얘기다. 짧은 체험이었지만, 깨달았다. 누구나 할 수 있고, 심지어 잘할 수 있다. 드론의 매력이 여기에 있었다.

글·사진/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


지난 9일 오후 인천 청라공원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쉽고, 간결하다는 게 드론의 최대 강점이다. 초보자라도 셔터만 누르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송호균 객원기자

저가 모델부터 차근차근!

입문 팁 드론 입문자가 바로 고가의 드론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의 장난감 판매대나 전자제품 전문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저가 모델들을 먼저 추천한다. 바람이 부는 실외에서는 무리지만, 실내에서 조금씩 조작법을 익히며 ‘하늘을 나는 감각’을 체득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3~4만원대부터 10만원대 제품까지 ‘장난감 드론’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중고가의 ‘실전용 드론’을 구입할 때는 우선 구입처를 활용하면 좋다. 한국드론레이싱협회 이완기 이사는 “최근 모델들은 비행과 운용의 안전성과 편의성이 충분히 구현되기 때문에 구입처에서 간단한 조작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나의 기체’를 마련했다면 ‘필드’가 필요하다. 서울에선 강동구 둔촌동의 ‘광나루 비행장(한국드론공원)’이 드론의 성지로 통하는데,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시스템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02-470-1778)

전문적 항공 촬영술 등 보다 깊이 있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선 교육기관 및 교육업체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보통 3~4일의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촬영 기술을 배우는데, 40~50만원 수준의 교육비가 책정돼 있다고 한다. 문의는 한빛드론(hanbitdrone.com)이나 인천드론교육원(edudrone.net) 등에 하면 된다.

중량 12㎏ 이상의 산업용 드론을 운용하는 등 직업적으로 입문하기 위해서는 국가공인자격증이 필요하다. 해당 업체들에서는 교통안전공단에서 발행하는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증명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데, 업체와 교육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자격증 취득까지 100만~150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 이상의 산업용 드론의 신고 대수는 2015년 925대에서 2019년 8월 현재 1만21대로 급증했다. 드론 자격증 취득자는 같은 기간 872명에서 2만5740명으로 늘었다.

드론 제작업체 ‘다장(DJI) 코리아’ 누리집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의 공식 매장에서는 다양한 모델의 레저용 및 산업용 드론을 직접 접할 수 있다.

드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각 지역에서도 기기를 대여하거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업체들도 늘고 있다. 특히 제주도 여행에서는 각 항공사 규정에 따라 대용량의 배터리를 소지한 채 항공기에 드론을 싣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데, ‘제주도드론’(jejudodrone.co.kr) 에선 24시간에 12만원의 비용으로 드론 본체와 조종기, 배터리 등 모든 장비를 대여해 사용할 수 있으며, 자격증 교육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다. 특히 초보자들은 고층빌딩이나 전신주, 고압선 등을 피해 널찍하고 안전한 비행구역을 찾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 앱인 ‘레디 투 플라이’를 통해 주변이 ‘비행금지구역’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실전용 드론’ 모델 대부분은 지피에스(GPS) 기능을 통해 비행금지구역에선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야간비행은 금지돼 있고, 군부대 주변도 피해야 한다. 항공기와의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지역에서 150m 이상의 고도로 드론을 날려선 안 된다. 금지구역 내 비행이나 야간비행 등의 위반 행위에 대해선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송호균 객원기자


드론 장비들. 송호균 객원기자

한겨레 송호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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