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09 호] 2020년 4월 17일 금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일일운항현황 | 독자투고 | 지난호 | 뉴스홈
왜 항공업 지원은 지지부진할까…이유 들어보니
New Template
왜 항공업 지원은 지지부진할까…이유 들어보니

대규모 일자리 달린 기간산업 지원 불가피…복잡한 차입구조·명확하지 않은 대주주 부담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항공업에 대한 지원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불가피성은 인정하나 선뜻 정부나 채권단이 나설 수 없는 사정이 존재한다. 복잡한 차입구조와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15일 정부와 채권단에 따르면 항공업 지원이 늦어진 건 우선 지원할 회사가 여러 곳이어서다. LCC(저비용항공사)는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종합항공사)도 그 대상이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도 담보할 수 없다. 전격적으로 1조원의 지원을 결정한 두산중공업은 대주주인 두산과 오너 일가가 명확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제출했고 담보도 내놨다.

반면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현재 대주주가 명확하지 않다. 매각이 진행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부진한 업황과 우발채무 등으로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마당에 과도한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없다. 대한항공과 다른 조건으로 지원하면 특혜논란에 빠질 수 있다.

차입구조가 복잡한 것 역시 항공업 지원을 서두를 수 없는 이유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상당 부분의 부채가 산은, 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것이다. 채권단이나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금융회사 차입금, 회사채, CP 등과 함께 매출채권 ABS(자산유동화증권)로 다양하다. 특히 ABS의 경우 ABS는 신용카드 등으로 항공권을 사면 일정 부문은 다수의 ABS 투자자가 가져 가고 나머지를 항공사가 갖는 구조다. 문제는 ABS의 비중도 크다는 점이다.

예컨대 아시아나항공의 장기차입금 중 올해 갚아야할 돈은 1200억원인 반면 올해 상환할 ABS는 4000억원에 이른다.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운항하면 문제가 없지만 최근 운항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투입할 경우 이 돈이 ABS 상환에 쓰이진 않는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벌어들이는 돈은 ABS에 상환에만 쓰이게 된다. 별도의 조치가 없다면 ABS 투자자들은 어떠한 고통 분담도 없이 돈을 회수할 수 있다. 일본 투자자들도 적지 않게 국내 항공사 ABS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은 항공 관련 금융이 발달돼 있어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를 지원했다가 일본 투자자만 도와줬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가 더해지면 차입구조는 더욱 복잡해진다. 과거 해운업 구조조정 때에도 용선료 인하는 채권단이 요구한 첫번째 조건이었다. 항공기 리스사는 해외에 있어 리스료를 인하하지 않고선 항공사 지원은 이들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항공사 리스사로부터 리스료 인하에 동의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전세계 항공사에 비행기를 빌려주는데 국내 항공사만 리스료를 낮춰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학렬tootsi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첨부파일  
 
본 메일은 회원가입시 제공해 주신 정보에 의해 발송되는 발신전용 메일입니다.
이 메일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규칙'을 준수합니다.
회원님의 메일 수신동의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수신에 동의하셨기에 본 메일이 발송되었습니다.
더 이상 수신을 원치 않으시면 [회원정보]를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2017 한국항공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