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91 호] 2020년 3월 20일 금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일일운항현황 | 독자투고 | 지난호 | 뉴스홈
유동성 ′빨간불′ 항공업계 ″정부가 채권발행시 지급보증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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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등에 공식 건의…지원 자금 규모·대상 확대도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셧다운' 위기에 놓인 항공업계가 정부의 지원 방안이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채권 발행시 정부의 지급 보증과 자금 지원 확대 등을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 뿐 아니라 대형항공사(FSC)에도 유동성 확보에 '빨간 불'이 켜진 만큼 임시방편이 아닌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적 항공사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해외 정부의 항공사 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우리 정부에 추가 지원 필요성을 건의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항공업계는 추가 협의를 거쳐 조만간 경영자금 지원 건의안을 국토교통부 등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만든 공항 풍경
(영종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3층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3.18  
 
건의안에는 항공사 채권 발행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전세계 항공업계의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급 보증이 있어야 국적 항공사의 생존이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2조원, 아시아나항공은 8천500억원가량을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조달하고 있다. 미래에 들어올 항공운임 등의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만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매출 급감이 이어지면서 향후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이 줄었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자금을 외부에서 확보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중 2조2천억원의 현금을 회사채 발행이나 자산 유동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 부채비율이 자금 확보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항공업계는 이와 함께 자금 지원 확대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2월17일 LCC를 대상으로 3천억원의 유동성을 수혈하기로 한 것과 관련, 지원 자금 규모를 더 늘리고 지원 대상도 FSC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주장이다.


건의안에는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신용등급과 부채비율 등 지원 조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어있는 도착 안내판
(영종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1층 입국장 국제선 도착 안내판이 비어 있다. 2020.3.18


앞서 산업은행은 17일 티웨이항공[091810]에 긴급 운영자금 60억원을 무담보로 승인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200억원과 140억원을 각각 금융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 발표 한달 만에 3천억원 중 400억원만 집행이 확정된 상태여서 당장 카드사에 줄 결제 취소대금도 조달하지 못하는 등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항공사의 볼멘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직항 노선이 개설된 45개국 중 21개국이 셧다운됐고, 이달 둘째 주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91.7% 감소했다. 이로 인해 작년 하루 이용객이 19만명이었던 인천공항은 지난 16일 이용객이 1만6천명으로 급감하는 등 개항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6조3천억원의 항공사 매출 피해가 예상되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경우 항공사 도산과 국제항공 네트워크 붕괴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1천130억달러(약 134조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최근 항공 컨설팅 전문기관인 CAPA는 "많은 항공사가 이미 기술적 파산 상태에 몰렸거나 대출 약정을 현저하게 위반한 상태에 있다"며 "전세계 대부분의 항공사가 정부의 지원 대책 등이 나오지 않으면 5월 말 전에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은 자국 항공사의 생존을 위해 세금 완화는 물론 재정·금융 지원 등 가용 자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늘길이 끊겨서"…세계 각지서 '국제미아'될 판 (CG)
[연합뉴스TV 제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을 회원사로 둔 미국항공운송협회의 경우 정부에 보조금과 대출 등을 통한 500억 달러(62조원) 규모의 지원을 요구했고 미국 정부 역시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태다. 독일 정부는 루프트한자 등 자국 항공사를 무제한 대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고, 프랑스 역시 에어프랑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 입장을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만 해도 25만명에 달한다"며 "항공산업이 국가의 기틀을 짊어지고 있는 기간산업인 만큼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공산업의 '생존'을 이끌어 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전날 운수권·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 전면 유예와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확대 등을 담은 항공업계 추가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항공업계는 주로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지원책일 뿐 항공사의 '생존'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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