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51 호] 2020년 1월 22일 수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일일운항현황 | 독자투고 | 지난호 | 뉴스홈
동남아 돌파구 기대했지만…LCC, 단거리 항공기 한계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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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인천~씨엠립 제주에서 중간 급유
맞바람 탓에 추가 연료탑재..만석 운항 불가능
에어부산·티웨이, 중장거리용 항공기 도입 추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 노선 대신 돌파구로 찾은 동남아 노선에서 수익성 개선에 고심이 깊다.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단거리용으로 중장거리 노선에서 만석 운항을 못하거나 중간에 급유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다.


작년 ‘보이콧 재팬’ 여파로 일본 노선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한 LCC는 단거리용 기재 한계를 절감해 중장거리용 항공기 도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어서울 씨엠립行, 중간 급유·수화물 못 실어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의 인천국제공항에서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향하는 RS545 항공편은 지난 12일과 7일에 제주국제공항을 경유해 연료를 채워 넣었다.


보통 항공기는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바람의 영향, 페이로드(유료하중), 대체 공항까지 회항할 수 있을 정도의 예비연료 등을 고려해 연료를 탑재한다.


인천~씨엠립 항로는 맞바람이 센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다른 동남아 노선보다 연료를 더 채우는데 기상악화로 중간에 급유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에어서울이 보유하고 있는 기재는 단거리용(A321-200)으로 5시간 이상 걸리는 중거리 노선에서 취약점을 드러낸 것이다.


인천~씨엠립 노선은 직항편이지만, 기상과 승객 예약상황에 따라 제주를 거치는 경유편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당일에 갑자기 기상 때문에 급유가 더 필요해진 상황이 생겨서 미리 손님들께 안내하고 제주에서 한 번 더 급유하고 출발하게 된 것”이라며 “대부분은 미리 예측해서 승객을 받을 수 있을 만큼만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엠립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의 관문으로 국적사 중 에어서울이 단독으로 운항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고민이다.


에어서울의 항공기는 A321-200로 총 195석 규모인데 인천~씨엠립 노선에서 만석 운항이 불가능하다.


동계시즌에는 최대 175석, 하계시즌에는 최대 190석만 태울 수 있다.


비행기를 띄울 때 좌석을 가득 채워 수익성을 최대로 내야 하지만, 좌석을 비운 채 운항해야 하는 것. 또 중간에 급유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해 손실은 더욱 불어난다.


피해는 곧장 승객에게 돌아간다.


인천~씨엠립 노선은 보통 5시간 운항거리인데 중간에 급유하고 이착륙 과정을 반복하면서 2~3시간 더 걸리고 있다.


또 항공유를 많이 실어야 하는 탓에 일부 승객의 수하물은 부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급유하지 않으려면 승객을 20명 정도 덜 받아야 하는데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LCC가 단거리가 주력인 항공기로 중거리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5시간 이상 걸리는 동남아 노선에 뛰어들었지만, 좌석의 최대 30%가량(50여석)을 비워두고 운항해야 해 장기적으로 수익성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항로 넓히는 LCC, 중장거리용 항공기 도입 박차


에어서울뿐만 아니라 B737-800 등 단거리용 항공기를 보유한 다른 국적 LCC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작년 2월 부산~싱가포르 운수권을 배분받아 같은 해 7월부터 해당 노선에 비행기를 띄웠지만, 기존 189석 좌석을 174석으로 줄여 운항하고 있다.


대신 좌석간격을 늘린 ‘뉴 클래스’ 12석을 마련하고 기존 이코노미 클래스로 162석을 채웠다.


이는 중거리 노선에서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평가다.


LCC업계 관계자는 “단거리용 항공기로 중거리 노선을 띄워야 해 좌석을 비우는 것보다 프리미엄화해서 보다 티켓을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함께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배분받은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비행기를 띄우지 못해 운수권을 반납해야 할 처지다.


B737-800보다 항속거리가 1000㎞가량 늘어난 차세대 신형기 B737 맥스 8 2대를 도입했지만, 해당 기종의 추락사고로 운항정지 됐다.


또 에어부산은 보유하고 있는 A321-200(195석) 기종을 이용해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부정기편(8회)을 띄웠는데 60석을 비워둔 채 135석만 운영하고 있다.


운항 이력을 쌓아 운수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적자를 각오하고 비행기를 띄운 것이다.


단거리 기재의 한계를 체감한 국적 LCC는 중장거리용 항공기 도입으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에어부산은 2월 말에서 3월 초에 차세대 항공기인 A321neo를 도입해 인천 출발 중거리 노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장거리용 항공기 도입으로 싱가포르와 인도 델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 운항할 수 있어 경쟁 LCC와 동남아 노선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복안이다.


티웨이항공은 전사적 TFT(태스크포스 팀)를 구성하고 중장거리 노선 확장을 집중 논의중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만 보유한 337석 규모의 A330 기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거리 노선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중장거리용 항공기를 도입해 기존 단거리용 항공기로 취항이 불가능한 하와이,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신규 노선을 선점 한다는 전략”이라며 “중·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노선 차별화를 통해 위기를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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