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48 호] 2019년 8월 22일 목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일일운항현황 | 독자투고 | 지난호 | 뉴스홈
항공사 자부심 담은 ‘하늘 위의 만찬’… 100년간 쌓은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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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000피트 상공 탓 미각 둔화..항공사 ‘미각 극대화’ 노력 지속
대한항공 ‘비빔밥’ 세계가 인정..아시아나 ‘영양쌈밥’ 입맛 저격
외항사들 스타 셰프 영입 주력..터키항공은 ‘플라잉 셰프’ 도입

대한항공 일반석 제공 비빔밥. 사진=대한항공 제공


"양질의 기내식 서비스는 항공사의 이미지와 항공사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를 제고시킨다."


2015년 발표된 논문 '홉스테드의 문화차원과 항공기내식 서비스'의 저자 한수연 박사는 기내식은 승객이 해당 항공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내식 맛엔 한계가 있다.


환경 탓이다.


항공기는 통상 3만5000피트 상공을 비행한다.


기내는 8000피트 기압이 적용돼 습도가 낮아져 승객의 몸은 붓고 후각과 미각은 둔해진다.


이 탓에 단맛과 짠맛을 느끼는 감각세포 능력도 떨어져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상보다 맛없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승객들의 미각 사냥에 나서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하늘 위에서 식사가 제공된 지난 1919년 10월 11일 이후 100년간 계속되고 있는 노력이다.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만 먹고 간 이유


국내 항공업계의 '맏형' 대한항공의 대표 기내식은 누가 뭐라고 해도 '비빔밥'이다.


1969년 국제선을 취항한 대한항공은 1997년 양식 위주의 기내식에 한국의 전통 음식 비빔밥을 도입, 한식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1998년 국제기내식협회(ITCA)는 머큐리상에 대한항공의 비빔밥을 선정했다.


1998년 마이클 잭슨이 한국 방문 때 대한항공 기내에서 비빔밥을 맛본 후 국내 체류 중 비빔밥만 먹고 갔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최근엔 프레스티지석과 일등석에 동치미국수를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장시간 기내 여행 시 소화에 도움을 주는 소화 효소와 젖산균이 녹아 있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대한항공과 함께 양대 국적 풀서비스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노 밀(No Meal)' 운항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지만, 한때 이 항공사의 기내식은 '대장금 기내식'이란 별칭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일등석 메뉴인 '궁중정찬 칠첩반상'이다.


지난 2004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메뉴는 전복삼합찜, 불갈비, 송이버섯산적 등의 궁중요리는 여느 서양식 코스요리 보다 고급스럽고 화려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버금가는 메뉴가 '영양쌈밥'이다.


1997년 대한항공이 비빔밥을 출시하고 이듬해 머큐리상 대상을 받자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영양쌈밥을 출시한다.


이 메뉴는 출시 당해 머큐리상 최우수상 금상을 받기도 했다.


유료로 제공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기내식은 아무래도 단출하다.


메뉴를 직접 개발하지 않다보니 외식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 형태가 많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12월 국내 대표 치킨브랜드 BBQ와 '하늘 위에서 맛보는 진짜 치킨'이란 메뉴를 선보였고, 티웨이항공은 본아이에프의 '본죽' 상품을 기내에서 판매한다.


지역 특색을 살린 기내식도 많다.


부산(김해)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에어부산은 지역 명물인 부산 어묵(고래사어묵)을 활용한 볶음어묵면, 어묵크림파스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티웨이항공은 지역 명물인 '이웃집 소녀 떡볶이'를 판매한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은 '불고기'가 인기다.


진에어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무료 기내식(비행 2시간 이상 노선)을 제공한다.


어린이를 위한 '지니 키즈밀'은 만족도가 높다.


외항사는 스타 셰프 영입 전략도


외항사들은 최근 기내식을 위해 스타셰프를 영입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핀란드의 핀에어는 특별한 기내식을 위해 스웨덴 '올해의 셰프' 출신 셰프 토미 밀리마키를 영입했다.


핀에어 비즈니스클래스에 타면 토미 밀리키가 만든 그물버섯과 서양배를 곁들인 돼지감자, 샐러리와 케일을 함께 찐 북유럽 스타일의 소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에어캐나다는 유명 한인 셰프 안토니오 박과 손을 잡았다.


'캐나다 최고의 셰프 100인'에 선정된 박 셰프는 에어 캐나다의 아시아 및 남미행 항공편 기내식을 책임질 예정이다.


터키항공은 아예 전담 셰프가 항공기에 탑승해 음식을 최종 조리하는 '플라잉 셰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기내식 업체 도앤코(Do &C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상에서 70% 선조리 후 기내에서 전담 셰프가 마무리한 후 식사를 서빙해 품격 있는 기내식을 선사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기내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항공사만의 고급화 전략도 종종 쓰인다.


'중동의 맹주'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은 일등석에 이른바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돔페리뇽 와인과, 프랑스, 호주, 포르투갈 등 세계 유수의 와이너리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제공한다.


미국 델타항공은 올 11월부터 국제선을 이용할 경우 과일향 스파클링 와인 벨리니를 포함한 웰컴 칵테일을 제공한다.


또 핫타월 서비스, 프리미엄 에피타이저 옵션 등 다양한 요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외항사 관계자는 "여행객들이 최근엔 기내식 서비스를 여행의 한 과정처럼 느끼고 있다"면서 "항공사만의 기내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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