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99 호] 2019년 1월 16일 수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일일운항현황 | 독자투고 | 지난호 | 뉴스홈
늘어나는 항공기 지연… 얼마나 비용 초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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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영공 통과시 미주노선 연간 최대 570억 유류비 아껴


지난해 7월 영국으로 휴가를 떠나는 A씨를 태운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승객 탑승을 모두 마친 뒤 40여분 정도 대기하다 이륙했다. 당시 기내 안내 방송에선 “중국 항로 혼잡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최근들어 이처럼 국내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의 지연 운항이 증가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항공교통량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역은 한정되어 있어 교통량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중국 항공당국이 기상 악화와 군사훈련 등의 이유로 운항을 허가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한국의 비행정보구역(FIR) 면적은 약 43만㎢로 대만, 홍콩의 비행정보구역 면적과 비슷하고 중국, 일본의 비행정보구역 면적의 20분의 1 수준이다. 비행정보구역이란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교통관제를 위해 각 나라가 담당하는 공역을 나눈 것이다.

가뜩이나 좁은 한반도 공역은 인천FIR, 평양FIR로 구분되어 항공교통 업무가 제공되고 있으며, 분단으로 안해 매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런 와중에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공역의 항공기 운항횟수는 약 80% 증가해 교통 혼잡이 가중됐다.


특히, 한국에서 중국·유럽행 항공로(G597/Y644)의 경우는 교통량이 2013년에는 약 11만5000대에서 2017년 약 14만4000대로 5년만에 약 25%가 증가했다.


지연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천공항 기준으로 1시간 이상 지연이 2015년 하루 약 2.5편, 2016년에는 하루 약 3.7편, 2017대는 하루 약 6편 꼴로 지연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전체 지연항공편이 2000여편을 웃돌았다.

앞으로는 이런 혼잡이 더욱 심해질 상황이다. 세계 항공교통량은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15~2035년 사이 국제 항공여객은 연평균 약 3.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항공교통량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운항횟수가 국내선은 연평균 2.9%, 국제선은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항공교통량의 증가로 인한 지연율 증가가 국내 항공업계에는 얼마나 큰 비용을 초래하고 있을까.


11일 한국교통연구원의 ‘국가공역관리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를 보면 대략의 개요가 소개된다.


연구팀이 한국공항공사 타워로그 데이터로 공중 지연 분석을 시행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6월 6개월 사이 국내선 항공기의 지연시간은 총 1만8305분으로 약 305시간, 월 평균 약 101.5분으로 나타났다.


30분이상 45분미만 지연건수가 월평균 약 7.2건, 45분이상 60분미만 지연 건수가 월평균 약 2.7건, 60분이상 120분미만 지연건수가 월평균 약 2.7건, 120분이상 지연건수가 월평균 약 4.0건이다.


공중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항공사와 승객 모두에게 돌아간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유류비, 연결편 항공기 지연 등 피해가 발생하며, 승객의 입장에서는 지연에 따라 일정 차질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6년 국내 항공사 항공유 구입비를 통해 공중 지연에 따른 항공사의 유류비도 분석했는데, 2018년 1~6월 공중 지연에 따른 유류비는 약 5억5600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1억1300만원이다.


이는 국내선만 계산된 값이며, 회항, 국제선 등이 미포함된 것으로 다소 작게 추정된 값이다.


국내선 비행시간 및 국제선 비행시간을 비교해 보더라도, 국제선 비행시간이 약 10배가 많아 향후 이를 고려할 경우에는 공중 지연 시간에 따른 유류비도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1년 수행한 ‘항공교통흐름관리(ATFM) 시스템 구축을 위한 타당성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ATFM 체계 구축 후 지연시간 감소율을 22%로 추정했는데, 이렇게 ATFM이 정착화된다면 22%인 약 2억4500만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항로를 단축해서 항공기가 운항할 경우 기대효과도 추산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전체 항공교통량인 76만3729대 중 13만339대(17.1%)가 조건부항공로 단축거리를 이용하였으며, 총 단축거리는 116만9793마일, 편당 단축거리는 1.53마일이었다.


또 단축거리를 이용한 항공기(13만339대)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편당 단축거리는 약 8.97마일로, 항공기 평균 속도를 480노트라고 하면, 단축거리를 이용한 항공기 기준 1대 당 0.97분으로 약 1분 운항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조건부항공로는 군(軍) 등이 평상시에 사용하지만 훈련이 없는 시간이나 야간이나 주말 등에 민간 항공기에게 개방하는 공역이다. 한국은 2018년 기준 18개의 조건부항공로를 운영 중이다.

또한 이렇게 운항거리가 줄어들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연료 감축 효과도 있으며, 이는 항공사의 영업이익과 직결된다. 2016년 기준 국내 항공운송업체는 운항킬로당 3591원을 항공유 구입비로 지출했다.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2017년 단축비행항공로를 이용한 항공기는 편당 단축거리가 8.97마일로 이들은 편당 약 5만원 가량의 유류비를 절감했고, 총 단축거리를 기준으로 한 단축비행로 인한 총 유류비는 약 67억8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향후 남북관계 개선 등에 따라 북한 영공이 개방돼 국내 항공사가 북한 영공을 통과하면 인천~미주 노선의 경우 약 200~500㎞ 거리를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16년 미주 노선 실적인 3만1784편을 기준으로 분석해 보았을 때, 북한 영공을 통과할 경우 국내 항공운송업체는 연간 약 228억원에서 571억원정도의 유류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전세계의 교통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항공교통량의 혼잡이 전 공역으로 확대되었고, ICAO의 권고에 따라 각 국가별로 공역관리를 수행하여 공역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추어 국가공역관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정부의 국내 공역의 효율성, 수용성, 안전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국내 공역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들의 협조가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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