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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①항공기 ′탄소배출 1위 오명′, 연료 효율로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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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교통수단 중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항공기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동하는 교통수단 가운데 이산화탄소(CO2)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유럽환경청(EEA, European Environmental Agency)의 자료에 따르면 항공기와 기차, 자동차 등 교통수단 중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은 항공기였습니다. 항공기를 탄 승객 1명이 1㎞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85g으로, 104g인 자동차의 2배, 14g인 기차보다는 20배 정도나 많았습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사들이 공동 출자로 설립한 연구기관인 ATAG(Air Transport Action Group)의 2015년 연차보고서는 전 세계 민간 항공기의 운항으로 연간 7억81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360억톤 가량입니다.


이 같은 수치와 여러 통계치 등을 종합한 결과 현재 항공기의 운항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 정도를 차지합니다. 최근의 항공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2050년에는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이 5%까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이 때문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0년 이후 규정된 배출한도를 초과한 항공사는 '배출권(credit)'을 사서 초과분을 상쇄하는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2021∼2026년은 자율 시행이지만 2027년부터는 의무 이행으로 전환됩니다.


에어버스가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날개를 구부린 'L'자형 날개. 일명 '샤틀렛' 항공기는 일반 날개 항공기보다 연비가 15%나 높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러나 항공기는 먼 곳으로 빨리 갈 수 있는 가장 유용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항공기의 연료를 적게 쓰면서도 멀리 이동할 수 있는 방법, 항공기가 배출하는 탄소량을 줄이는 방법 등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습니다.


연료를 아끼면서 멀리 날 수 있는 방법 중 실행되고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대형 항공기의 날개 끝부분을 구부리는 것입니다. 에어버스사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는 날개의 폭을 줄이고, 전체 모양이 알파벳 대문자 ‘L’ 자가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항공기의 날개의 끝부분을 구부리면 공기의 움직임이 바뀌면서 항공기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공기 저항의 일종인 '와류'가 줄어들게 됩니다. 부드럽게 구부러진 부분이 공기의 흐름을 바꿔 회오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원리지요. 와류가 클수록 항공기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 많은 연료를 써야 하고, 와류가 줄어들면 그 만큼 연료 소모도 감소합니다. 에어버스는 이 구부러진 날개로 기존의 항공기보다 연료 사용량을 4% 줄이고 연료 효율은 15% 높였습니다.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다른 방법으로는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항공기의 무게를 1% 줄이면 연료 사용량을 0.7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항공사들은 비행기의 몸체를 만드는데 3D프린팅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D프린터로 제작한 에어버스의 항공기 '토르' 옆에서 토르에 대해 설명하는 데틀레프 콘니고어스키 에어버스 토르 개발 책임자. [사진=AFP TV 방송화면 캡처]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이나 B777 등은 부품 개수가 400만 개가 넘습니다. 항공기 1대는 이 많은 부품을 따로 만들어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듭니다. 또 조립하는 과정에서 볼트와 너트, 접착제 등이 더해지면서 항공기의 무게는 더 무거워집니다. 3D프린터를 이용해 항공기 동체를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다면 무게와 시간과 비용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에어버스에서 3D프린터로만 만든 '토르(THOR)'가 대표적인 항공기입니다. 사실 항공기라고 하기보단 큰 드론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실제 여객기를 줄인 것 같은 모양이고, 3D프린터로 만든 부품 50개와 전기 모터 2개를 탑재해 원격 조작을 할 수 있어 항공기라고 부를만 합니다. 2016년 6월 독일 베를린 국제에어쇼에서 선보인 가로, 세로 4m 크기의 이 항공기는 무게가 21㎏일 정도로 가볍습니다.


데틀레프 콘니고어스키 에어버스 토르 개발 책임자는 "토르는 알루미늄과 티타늄, 스테인리스강 등을 섞어 만든 특수 재료를 개발해 3D프린터로 찍어 만들었다”면서 "무게를 줄이는 것은 물론 제작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3D프린팅이 항공기 제조 산업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3D프린터는 메탈 소재의 부품도 기존 것보다 30~50%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쓰레기도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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