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18 호] 2018년 4월 20일 금요일 메인으로 | 전체기사 | 일일운항현황 | 독자투고 | 지난호 | 뉴스홈
韓 항공 경쟁력 강화 위한 ′조인트벤처′ 본궤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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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항공사들의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다. 특히 세계 주력 항공사들이 거세게 몰아치는 저비용 항공사들의 틈바구니에서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하고자 협력을 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특히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항공사들간의 조인트벤처다. 조인트벤처란 한 회사와 같이 출·도착 시간 및 운항편 조정을 통한 스케줄 최적화 등을 포함해 공동 마케팅·영업활동을 하고, 이에 따른 재무적 성과도 공유하는 가장 광범위하고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를 일컫는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조인트 벤처 협력은 2009년 북미와 유럽의 항공사들이 대서양 노선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진 바 있다. 현재 전 세계로 점진적인 확산 추세다. 이미 가까운 일본과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미국이나 유럽 항공사들과 조인트 벤처 협력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가 본격 출범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양국간의 인가도 완료됐다. 지난해 11월17일(미국 현지시간)에 미국 교통부의 승인을 취득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대한민국 국토교통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이끌어내며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 속 솔루션은 '조인트벤처'

항공산업은 특수한 성격으로 인해 자국 중심주의 경향이 강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가간 국적 항공사의 인수·합병에 의한 항공사간 기업 결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국 항공사의 외국 자본 소유를 엄격히 규제하고 실효 지배를 제한해 항공주권을 보호한다.


이 때문에 공동운항, 항공동맹체(Global Alliance)와 같은 소프트한 형태로 항공사간 협력을 강화해왔으나, 최근에는 이 보다 더 강력한 형태인 조인트 벤처가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이다. 현재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호주 등 각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대서양, 태평양 노선을 비롯해 대륙간 노선에 대해 20여개의 조인트벤처를 출범시켜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대표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에 조인트벤처 제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며, 글로벌 항공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미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로서 전 세계 항공업계의 트렌드를 이끌어온 바 있다. 이미 2000년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하는 등 전 세계적 항공동맹체(Alliance) 체제를 만드는데 주된 역할을 하기도 한 바 있다.


◆인천, 아시아 항공 허브의 중심으로 발돋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협력은 양사의 경쟁력 강화만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양사간 협력에 따라 델타항공의 아시아 노선 허브 공항이 기존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새롭게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델타항공은 미국에서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이동하는 직항 노선 8개가 인천공항으로 목적지를 옮길 가능성이 커진 것.


특히 올해 1월 문을 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함께 이전하면서 시너지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첨단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은 물론 환승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어, 조인트 벤처의 아시아 관문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인천공항의 환승 경쟁력이 한층 더 높아짐에 따라,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위상도 달라지게 됐다.


소비자 편의도 대폭 개선된다. 스케줄 조정 및 노선망 확대로 환승을 위한 시간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보다 다채로운 가격의 항공권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핵심 허브 공항에서 공동시설 이용 등을 통한 일원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며, 양사 간 마일리지 적립 및 회원 혜택 또한 어디서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한 소비자 혜택이 기대된다.


◆미래 지향적인 정부 협조 토대로 조인트벤처 가속화해야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시행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동력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미국 교통부 승인에 이어 대한민국 국토교통부 또한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승인을 해준 만큼 시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양국의 정부 부처가 모두 조인트벤처로 인한 공급력 증대, 편리한 환승,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실질적 경쟁 촉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힘을 실어준 만큼,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


현재 태평양 노선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과 전일본공수, 아메리칸항공과 일본항공이 조인트 벤처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향했던 환승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십분 감안해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를 토대로 경쟁 국가의 항공사들과 태평양 노선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를 토대로 자칫 위태로웠던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양국 정부 당국에서도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해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인가를 해 준 만큼,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 지원해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 조원태 사장 韓 항공산업 발전에 큰 획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폭넓은 식견과 인맥, 그리고 과감한 결단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조 회장은 단순히 이번 조인트 벤처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이익으로만 귀결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좀 더 큰 그림에서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세계 항공업계가 결국 합종연횡으로 흐를 것이라는 트렌드를 읽었던 조 회장의 선견지명도 큰 몫을 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조인트벤처에 필수적이었던 반독점면제(ATI, Anti-trust Immunity) 선제적 취득이다. 향후 항공사간 전략적 협력이 활성화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반독점면제 권한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시해 2002년 미국 교통부로부터 반독점면제 권한을 취득했던 것.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역할도 컸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추진은 민감한 사안이니만큼 양국 정부부처에 대한 설득은 기본이고 상호간의 이해도 복잡하게 엮여 있었다. 조 사장은 이 같은 복잡한 실타래를 실무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회사 임직원들과 다양한 데이터를 토대로 양사간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의 필요성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직접 델타항공의 수뇌부와 수 차례 협의를 주도했다.


특히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태평양 노선에서 조인트 벤처를 시작할 경우 일본으로 향했던 환승 수요를 인천공항으로 유치하는 한편, 양사간 스케줄 다양화 및 고객 편의 향상 등을 통해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환승 수요를 확대해 양국의 허브 공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섰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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