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항공기 부품·자재 생산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 그룹과 대형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이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합병 회사는 세계 항공우주 분야 1위 보잉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구성 종목인 UTC는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엔진 등을 납품하고 있다. 레이시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생산한다.

UTC와 레이시온은 휴일인 9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100%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방안을 발표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양사는 "대등한 합병"(merger of equals)이라고 설명했다.

합병법인 지분은 UTC 주주들이 57%, 레이시온 주주들이 43%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새 법인의 명칭은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다.

UTC의 그레그 헤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UTC와 레이시온의 합병은 항공·방산의 미래를 규정하게 될 것"이라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 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헤이즈 CEO가 합병법인을 이끌고, 토머스 케네디 레이시온 CEO는 합병 기업의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합쳐서 약 1천660억 달러(약 197조원) 규모에 달한다.

연간 매출은 약 740억 달러(88조 원)이다.

UTC는 에어컨 제조업체인 캐리어,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오티스 등을 거느린 시총 1천14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그룹이고, 레이시온은 520억 달러 규모의 방산업계 4위 대기업이다.

UTC는 에어컨 및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을 분사한 뒤 내년 상반기께 레이시온과의 합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과 엘리베이터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합병법인의 시총은 1천억 달러(119조 원)를 웃돌 것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지난 20년간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럽 그루먼,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이 지배한 미국 방산업계의 시장 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UTC와 레이시온의 합병을 점쳐 왔다.

주력 사업 분야가 다른 두 회사의 만남은 거대 방산기업 간 합병보다 상대적으로 규제 당국의 감시를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jun@yna.co.kr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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