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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미국항공업계, 10년전 사고에 `외양간 고쳐′ 안전 획기적 개선
  • 작성일 2019-02-14 09:00:00
  • 조회수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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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건항공 추락사고 후 10년간 사고 사망 단 1명…그 이전 10년간 474명 사망
유가족들, 의회·정부 상대 제도 개선 요구 관철시켜…"우리, 항공사, 정부 모두의 공"


 "미국에서 10년 전 여객기 추락 사고가 이후 지금까지 9천만 편 이상의 비행과 수십억 명의 항공 여객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3월12일 49명의 사망자를 낸 방글라데시 여객기 BS211편 추락 사고 현장.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블룸버그닷컴은 12일(현지시간) 50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콜건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10주년을 맞아 이 비극을 계기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결과 미국 내 항공 안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희생자 유가족들이 똘똘 뭉쳐 여론을 움직이고 의회를 압박해 여객기 안전 규정을 강화한 법이 2010년 발효한 후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 미국 항공사들을 이용한 9천만 비행편의 여객 수십억 명 가운데 사고로 숨진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외국 항공사나 화물기를 제외하면" 지난 4월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킨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의 엔진 파편이 기내로 뚫고 들어가 한 여자 승객을 숨지게 한 게 전부다.

 
콜건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이전 10년간 여객기 사고로 총 474명이 숨진 것에 비하면 콜건항공 사고가 미국의 항공안전에선 진짜 분수령이었음이 명확히 드러난다. 9.11 테러 공격 때 사망한 비행기 탑승객 265명은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이 수치에서 빠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은 없어진 콜건항공의 사고기는 2009년 2월12일 밤 목적지 공항을 약 10km 남겨둔 상공에서 급상승하더니 곧 이어 실속 상태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비행기에 타고 있던 49명 전원과 지상 1명이 숨졌다.


처음엔 눈발이 날리던 기상 상황 때문에 날개에 얼음이 언 것이 비행기의 양력을 잃게 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으나 비행 자료를 조사한 결과 기장이 조종실의 경고음에 놀라 기수를 갑자기 들어 올리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행기 속도가 권장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는 경고음이었을 뿐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엔진 출력을 높이거나 기수를 낮추지 않고 반대로 한 것이다. 이는 조종사 기본훈련 항목의 하나다.


항공 사고 조사관들은 수개월에 걸친 조사에서도 조종사가 엉뚱한 조치를 한 이유를 정확히 밝혀내진 못했지만, 이 사고는 물론 항공안전 전반에 걸친 문제의 실마리는 찾아냈다.


기장과 부기장 둘 다 그 전날 밤 숙면을 취하지 못했고, 전날 야간비행을 했던 부기장은 사고기 조종실 녹음에 따르면 이륙 전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다.


기장의 조종 기술에도 문제가 많았다. 새로운 기종의 비행기 조종이나 정기 조종기술 검사 때 총 6번이나 불합격한 기록을 갖고 있었다.


딱히 어느 한 가지 원인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조종사의 수면이나 휴식 부족, 조종실에서 업무외 대화 금지 위반, 비상상황 대응훈련 부족 등 조종사 피로에서부터 훈련, 적성 등 안전 문제 전반이 떠올랐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3개월 후 연 사고 청문회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망자 유족들은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며 조직적이고 끈질기게 의회와 정부 관련 기관들을 찾아다니며 개선을 요구했다.


그 결과, 이전에도 조종사 피로 개선 방안이 논의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항공사와 노조간 수십년 씨름 속에 한발도 못 나가고 있던 것을 의회가 2010년 입법을 통해 해결했다. 비행 일정, 비상 상황시 대응 요령 훈련 등에 관한 규정이 개선됐다.


비행 기록을 통한 숨겨진 위험 파악, 조종사 적격 검사 강화 등도 함께 이뤄졌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5건의 민간 비행기 사망 사고로 총 556명이 숨진 것을 가리켜 "다른 나라들에서도 항공 사고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나 미국만큼 엄격한 기준을 따르지 않는 나라들에선 여전히 개선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콜건항공 사고로 딸을 잃은 스콧 모러는 "그 사고 후 10년 동안 고맙게도 더 이상의 추락 사고는 없었다"며 "우리 유가족 단체도 여기에 일조했다는 생각이지만, 항공사도 노력했고 연방항공청도 노력했으니 모두 그 공을 나누어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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