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문에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비수기, 성수기가 따로 없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죠. 그런데 하이즈항공은 보잉의 중국 자회사 BTC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중국 톈진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매출비중이 급성장 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항공기 종합 부품 사업을 하는 하이즈항공의 하상헌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한ㆍ중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BTC(미국 보잉-중국항공공업기업 중국 합작회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형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성과를 얻었다.
하 대표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중국 시장을 공략한 배경에 대해 "항공시장이 커지려면 땅이 넓거나 사람이 많거나 돈이 많아야 하는데, 한국은 이 세 가지가 모두 부족하다. 중국은 이 3요소를 모두 갖춘 곳이어서 중국 시장 공략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이번 MOU 체결로 인해 BTC가 중국 톈진에 구축중인 신규 공장 단지에 함께 공장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내년 3월에 공사를 시작해 2019년 6월 완공되면 BTC와 함께 부품 조립을 완료해 중국 대형 고객사가 수주한 항공기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독자적으로 뛰어들어 한계를 보였던 중국 수주 방식도 이제는 BTC와 컨소시엄 형태로 접근해 더 쉬워진다.
하 대표는 "중국 고객사의 수주를 받은 보잉 항공기에 하이즈항공 제품이 더 많이, 다양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라며 "톈진 공장은 항공산업에 공을 들이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아 구축되는 것이어서 큰 투자금이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현재 한국 60%, 중국 30% 일본 등 기타 10%의 매출 구조가 톈진 공장 완공 후에는 한국 35%, 중국 45%, 일본 등 기타 20% 수준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쪽 매출 비중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의 폭발하는 항공기 수요도 한몫 한다.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은 2036년까지 중국의 항공기 수요가 총 7240대, 금액으로는 1조1000억달러(12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 대표도 "보수적으로 봐도 중국이 향후 20년간 B737급 항공기 6000대를 만들 수 있다는 건데, 항공기 종합부품 기업 입장에서는 비수기가 따로 없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는 뜻"이라고 기대했다.
하 대표는 올해 하이즈항공의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이미 1~3분기 모두 지난해 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데다 4분기에도 수주가 계속되고 있어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해외 대규모 수주를 예상해 지난해 대규모 인력 채용과 시설 투자를 한 게 적자의 원인이 됐는데, 올해는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함께 갈 수 있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30%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코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한국항공우주(KAI), 대한항공 등 한국 고객사 매출이 대부분이었던 하이즈항공은 현재 고객사 다변화 노력 끝에 중국 BTC, 중국상용기유한책임공사(COMAC) 뿐 아니라 일본 MHI, KHI, SMIC 등과 모두 거래하고 있으며 제품이 들어가는 항공기 기종도 세계적으로 가장 잘 팔리는 B737과 기체 대부분이 첨단 복합소재로 제작된 B787 주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 대표는 항공업계에 27년간 몸담아 한우물만 판 베테랑이다. 대학 졸업후 KAI 전신 중 하나인 현대우주항공 협력사에서 항공부품 납부와 엔지니어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고 2001년 하이즈항공을 설립, 201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하 대표는 "항공기 종합부품 사업을 하는데 한국은 좁고 중국을 발판삼아 세계로 나가는 게 정답이지만, 항공업 자체는 머리 좋고 손이 빠르며 융통성이 있는 한국인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한국의 항공기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는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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